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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낯가리는 우리 아이, 그냥 두고 봐도 될까요? 등록일 2026-09-17
카테고리 MBTI - [ 전체 ]
#CATi II #어린이·청소년 #또래관계 #자율성
아이가 '끼어들기' 위해, 어른이 해야할 '뒤돌아 앉기'
 
스타님은 어릴 적, 처음 보는 아이들 무리에 슬쩍 끼어 놀아 본 적 있나요? 놀이터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지 몰라 미끄럼틀만 괜히 한 번 더 타고, 신발에 들어간 모래를 털면서 저쪽을 곁눈질하던 그런 순간이요. 그러다 마음을 먹고 그냥 옆에 쪼그려 앉아 같이 모래를 파기 시작하면, 누구도 "너 누구야?"라고 묻지 않았죠. 어느새 원래 거기 있던 친구처럼 함께 놀았고요. 그런데 요즘은 그 '어느새'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요.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오늘의 성장포인트
  • 아이가 친구에게 다가가는 그 순간, 어른은 어디에 있어야 할까요?
  • 손이 먼저 나가는 순간, 그게 아이의 필요인지 내 불안인지 한 번 살펴봐 주세요.
 
아이에게 꼭 필요한 '끼어들기'
아이들이 친구를 사귀는 방식은 어른의 예상과 조금 달라요. "안녕, 나는 OO야. 우리 같이 놀래?"라고 또박또박 말을 거는 게 아니라, 방금 스타님이 떠올린 그 장면처럼 그냥 슬쩍 옆에 가서 장난감 한 번 만져 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물러나고, 같이 하자고 하면 원래 있던 것처럼 섞이는 거예요. 아주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조선미 교수는 이걸 '끼어들기'라고 설명했어요. 이건 배워서 되는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몸으로 익히는 감각이죠.
그런데 이 '끼어들기'가 원래는 아주 쉬운 일이었다는 게 중요해요. 어릴수록 남 눈치를 안 보니까 오히려 겁 없이 껴들거든요. 문제는 자의식이 자라면서 점점 어려워진다는 거예요. 초등학교 1·2학년까지는 아직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크게 의식하지 않아서 어색해도 슬쩍 다가가는 시도가 쉽게 나오는데, 3·4학년이 되면 그 다가가기가 갑자기 큰 용기를 요구하는 일로 바뀌어요. 게다가 부모가 계속 대신 다리를 놓아 주면, 아이는 열 살 무렵부터 스스로 하기가 더 어려워지고요. 그러니까 지금은, 아이가 편하게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빠르게 닫히고 있는 셈이에요.
이 이미지는 AI를 사용하여 생성되었습니다.
아이가 끼어들 때, 어른이 할 행동은?
그렇다면 우리는 뭘 해 주면 좋을까요. 조선미 교수는 놀이터에서 벤치에 등을 돌리고 앉아, 아이에게서 살짝 시선을 거두는 '뒤돌아 앉기'를 추천했어요. 어른의 눈이 나를 향하지 않는 그 시간에, 아이는 다가가기를 연습하거든요. 간식을 미리 다 챙겨 두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조금 불편해야 다른 사람에게 신호를 보내 볼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막상 해 보면 이 '뒤돌아 앉기'가 정말 어렵다는 거예요. 아이가 혼자 서성이는 걸 보고 있으면 어른 쪽이 먼저 조마조마해지거든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저기 가서 같이 놀자고 해 봐" 하고 등을 떠밀게 되죠.
어른의 불안이 아이에게 남기는 것
조선미 교수는 이 과정에서 제일 훌륭한 부모는 불안을 견디는 부모라고 말해요. 아이 뒤를 따라다니는 건 쉽고, 가만히 참는 게 어렵다고요. 개입은 대개 아이의 필요가 아니라 어른의 불안에서 시작되거든요.
그런데 그 불안에서 나온 손길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되면, 아이는 어떻게 해야 어른이 편안해지는지를 배워요. 서성이는 대신 서둘러 다가가고, 망설이는 대신 밝게 웃는 쪽을 익히게 되는 거죠. 문제는 그렇게 연습된 모습이 어른의 눈에는 '우리 아이는 원래 이런 아이'로 남는다는 거예요. 아이가 타고난 방식과, 어른의 불안에 맞춰 익혀 온 방식이 겹쳐 보이니까요.
그래서 먼저 아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끼어들기가 유독 어려운 아이들은 대개 두 가지예요. 원래 관찰하다가 천천히 합류하는 게 자기 방식인 아이, 그리고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막혀있는 아이. 후자라면, 조금 다른 방식의 도움이 필요해요.
  • 연습은 놀이터가 아니라 미리 집에서 하기
    힘들어하는 아이를 현장에서 바로 떠미는 건 좋지 않은 선택이에요. 집에서 역할놀이를 하며 "이럴 땐 이렇게 말해 볼까?"라는 연습을 통해 미리 겪어보면 훨씬 효과적이에요.
  • 등 떠밀기 대신, 상황을 읽어 주기
    "가서 놀아"가 아니라 "쟤네 지금 모래성 쌓나 보다"하고 장면만 짚어 주세요. 다가갈지는 아이가 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말 대신, 도구를 쥐여 주기
    공이나 삽처럼 다가갈 명분이 되는 걸 손에 들려 주세요. 말 못 거는 아이도 물건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어요.
  • 성공은 담담하게, 실패는 가볍게.
    껴든 게 잘되면 호들갑 대신 담담하게, 거절당하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겨 주세요. 다시 시도할 용기는 거기서 나와요.
 
그래서 필요한 건, 이 둘을 나눠 볼 줄 아는 눈이에요. 어떤 게 타고난 모습이고, 어떤 게 환경에 맞춰 만든 모습인지. 그리고 이 눈은 마음만으로는 생기지 않아요. 아이가 지금 어느 시기를 지나고, 그 시기엔 무엇이 자연스러운지 — 기준이 있어야 비로소 보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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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장 한 줄 아이를 믿는다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 해낼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다. - 마리아 몬테소리 (Maria Montes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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